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러시아를 넘어 30일 나홀로 여행기 12] : 고려식당과 카잔 성당
    해외 여행/러시아&인접국가 2019. 6. 1. 18:24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이르쿠츠크 기차역 - 숙소 - 카잔 성당 - 고려식당 - Slata 마트- 숙소
    여행 여드레 째 / 19년 3월 21일

     



    올해 이르쿠츠크는 따뜻한 편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3월 말의 이르쿠츠크는 눈비로 온 길이 질척질척했다. 
    동행 언니와 택시를 잡아 바로 숙소로 갔다. 

    바로 앞에서 내렸는데도 어디가 입구인지 헷갈렸다. 
    러시아 쪽 특성인데 큰 호텔이 아니고서야  
    여기가 숙소가 맞는지, 숙소가 맞으면 내가 예약한 곳이 맞는지 
    알아볼 수 없는 곳이 아주 많다. 
    아예 간판 같은 것이 없는 것도 많으니 정확한 주소를 알고 가는 게 중요하다. 

     

    https://timevoyage.tistory.com/100

     

    이르쿠츠크 - 롤링스톤즈

    https://goo.gl/maps/CNJft2uB2zaTw2o88 롤링 스톤스 호스텔 ★★★★★ · 호스텔 · Ulitsa Sukhe-Batora, 17 www.google.com 구분 : 호스텔 숙박 종류 : 복층 트윈룸 (최대 4명 가능, 공용욕실) 숙..

    timevoyage.tistory.com


    우리가 예약한 곳은 롤링스톤즈라는 호스텔로  
    우리는 더블 침대가 있는 곳에서 머물렀다. 
    따뜻해 보이는 인테리어가 눈에 띄는 곳이었는데 사진과 똑같아서 마음에 들었다. 

    우리는 거의 짐만 놓고 밖으로 나가기로 했는데, 
    이르쿠츠크 도착 전부터 이르쿠츠크에 가면 꼭 먹자고 약속했던 그 식당이 있었기 때문이다. 
    '고려식당' 
    카톡 오픈 방에 성지 후기처럼 시시때때로 올라오는 음식점이었는데, 
    먹어본 사람마다 극찬의 극찬을 마지않아서 우리도 상당히 기대했던 터였다. 


    그래도 이르쿠츠크까지 왔는데 아무 데도 안 가볼 수는 없어서 고려식당 가기 전, 
    언니가 가보고 싶어하던 카잔 성당이라는 러시아 정교회 성당에 가보기로 했다. 

    숙소에서 중상시장 쪽으로 걸어가 버스를 기다렸는데 30분 넘게 기다렸는데 버스가 오지 않았다, 
    분명히 버스가 올 시간인데도 오지 않아서 버스는 포기하고 트램을 타기로 했다. 
    트램은 다행히 금방 와서 탔는데 사람들이 많았다.  
    딱 퇴근 시간이었다. 

     


    이르쿠츠크 트램은 타서 그냥 서 있으면 차장님이 와서 돈을 걷는다. 
    요금이 15루블로 300원도 안 되는 돈이다. 
    요금을 내면 영수증을 주는데 그 영수증은 내릴 때까지 손에 들고 있는 게 좋다. 
    차장님이 돌아다니면서 돈을 거두기 때문에 얼굴을 외우기 힘들다. 
    그래서 돈 낸 사람에게 '너 돈 냈어?' 확인하는데 그때 영수증을 보여 주면 된다. 

    시설은 물론 경성 전차가 이 정도가 아닐까 싶을 정도다. 
    이런 게 정말 현지의 느낌이지!  

    차장님이 다가와서 나와 동행 언니의 요금을 내고 영수증을 기다리는데 
    바로 앞 러시아 여자분이 영수증을 받았다.  
    사람이 많은 터라 나에게 주는 줄 알고 여자분에게서 영수증을 받으려고 했는데, 
    그분도 요금을 막 내시고 영수증을 받는 중이셨다.;;; 
    결국 차장님도 터지고 러시아 여자분도 나도 터져서 창피한 기분을 누르고 영수증을 받았다. 
    나 주는 줄 알았지ㅠㅠ 

    약간 중심에서 떨어진 곳이라 트램의 종착역 부근까지 가는 터라 사람들이 거의 내렸다. 
    우리도 내려서 성당 쪽으로 걷는데 건축물들이 인상 깊었다. 
    목조 건물에 알록달록한 색감이 얹어져 있었는데 처마에 흉기에 가까운 고드름들이 매달려 있었다. 
    머리의 서늘함을 이기고 빠르게 사진을 찍었다. 

    걸어가고 있는데 개구진 꼬맹이들 3명이 '헬로 헬로'를 외쳤다. 
    얼굴에 장난기가 가득했다. 
    우리도 같이 하이~ 하며 걸어가는데 원래 가는 길이었는지 졸졸 따라왔다. 
    뭐만 해도 빵빵 터지며 뭐라고 러시아어로 말을 하는데 알아듣지 못했다. 
    '얘네들 지금 우리 욕하는 건 아니겠지?' 
    언니와 나는 살짝 불안했다. 너무 귀여운 꼬맹이들이지만 쉴새 없이 말을 했고 과도 하게 즐거워 했다. 
    우리가 의심한 게 미안할 정도로 아무 말 안 했을 수도 있었지만, 불신의 사회였다. ㅠㅠ 
    소란스러웠던 잠깐의 시간은 사진 촬영으로 마무리하고 빠이빠이 했다.  
    아이들은 즐거워 보였다. 


    그리고 카잔 성당에 도착했는데 바로 찾아올 가치가 있는 곳이었다. 
    러시아 성당의 독특한 색감과 건축양식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쌓여 있는 눈 한가운데 있는 성당은 경건함이 한가 득이었다. 
    성당이어서인지 적선 받는 분들도 많았지만 달라고 요구하거나 그런 것은 없었다. 

     


    카메라를 가방에 집어넣고 성당에 들어갔는데, 목요일인데도 예배가 한창이었다. 
    정교회 성당들은 밖에서 보는 것보다 실내가 작고 의자가 없는 것이 특징이었는데 
    그 작은 실내가 기도 드리러 온 사람들로 따듯했다. 
    머리에 스카프를 두르고 조용히 얼마간의 예배를 함께한 다음 밖으로 나왔다. 

    돌아오는 길 역시 질퍽질퍽한 길을 더듬어 트램을 타고 돌아왔다. 
    파장인 중앙시장을 거슬러 고려식당으로 갔는데 급격히 배가 고파지기 시작했다. 

    며칠 내내 좁은 기차 생활을 하다 움직이는 활동적인 하루를 보낸 상태에서 
    기대에 마지않는 '고려국시'를 드디어 먹게 됐기 때문에 기대감을 도저히 누를 수 없었다. 

     


    고려국시 곱배기와 
    돼지고기 파란 고추 볶음  

    이렇게 시켰는데 양이 많아 두 명이 함께 배불리 먹었다. 

    마침 그 때 고려인분들 모임이 있으셨던지 10명이 넘는 분들이 모이셨는데 
    대화는 러시아어를 하셔도 노래는 한국 민요를 부르시는 걸 보니 뭔가 뭉클한 마음이 들었다. 

    고려국시는 언니와 나의 공통적인 의견이, 
    놀랍도록 맛있진 않지만, 이르쿠츠크에 온다면 한 번은 꼭 먹어볼 음식이라는 거였다. 
    분명 한식인데 이국의 맛이 강하게 나서 익숙하면서도 생소했다. 

    조선인들이 러시아에서 살다가 우즈베키스탄으로 강제 이주 당해서  
    고려인이 되어 먹게 된 음식 
    그 이국의 한식이 하나의 역사 같았다. 

     

    https://timevoyage.tistory.com/101

     

    이르쿠츠크 - 고려식당

    https://goo.gl/maps/waRY43AkPkuLUhcv6 고려식당 Корё ★★★★☆ · 음식점 · Ulitsa Fur'ye, 4А www.google.com 메뉴 : 고려인 음식, 컵라면 가격대 : 중~저가 분위기 : 일반 음식점 조명 :..

    timevoyage.tistory.com


    식당에서 나오니 어느새 어두워져 있었다.  
    숙소는 거의 메인 거리 바로 뒤에 있어 걸어가다 보니 24시간 마트가 보였다. 
    알혼 섬 가는 길에 먹을 음료와 간식 등 필요한 것들을 사고  
    언니와 함께 ATM까지 들렸다 숙소로 돌아오니 하루가 끝날 시간이 다가왔다. 

    이르쿠츠크 시내에서 알혼섬까지는  
    공영버스를 타거나 사설 버스를 타거나인데  
    숙소에서 예약하면 시간을 아낄 수 있어서 숙소에서 예약했다. 
    사설 버스를 직접 타러 갔을 때와 같은 가격이었다.  
    내일 10시쯤이라고 하니 여유가 있어서 느긋했다. 

    숙소는 시설이 좋은 만큼 사람도 많았는데 10시가 넘은 시간이었는데도 
    공용 공간에 사람들과 음식 냄새로 가득했다.  
    호스텔의 따뜻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 따뜻한 모습이 씻고 나와 침대에 누웠을 때인 11시를 넘기고 12시를 넘겼다. 
    다행히 1시는 넘기지 않아 잠이 들 수 있었다. 

    사실 그렇게 격한 하루도 아니었건만 
    열차 생활이라는 것이 은근 피로한 탓에 잠은 금방 왔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