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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를 넘어 30일 나홀로 여행기 19] : 타타르스탄 공화국
    해외 여행/러시아&인접국가 2019. 6. 11. 22:34
    081 기차 하차 (이르쿠츠크 -> 카잔행, 셋째 날) -> 카잔 역 -> 첸트랄니 스타디움 역 -> 바우나마 거리 -> 숙소

    여행 열나흘 째 / 19년 3월 27일

    2층으로 올라오니 정말 새 나라의 어른이가 되었다.
    빨리 자고 빨리 일어난다.
    다만 이건 정신의 이야기일 뿐, 침대에서 실제로 벗어나진 않는다.
    이유는 많이 언급했듯 2층 사람은 사람이 많은 객차에선 갈 곳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한참 멍 때리다 다들 아침이 먹는 기운을 느꼈을 때 나도 슬금슬금 내려왔다.

    타냐가 누워있긴 했지만 날 보고 바로 자리를 마련해줬다.
    남은 빵에 치즈를 발라 먹으려고 했는데,
    타냐가 이거 한 번 먹어보라며 햄스프레드 건네줬다.

     


    러시아 사람들이 기차에서 많이 먹는 햄스프레드는 입맛에 안 먹을까 봐 안 샀는데,
    타냐가 먹어보라고 하니 덥석 고맙다고 했다.
    생각하는 그 맛이었다.
    거부감은 없었고 햄을 정말 으깨서 먹는 딱 그런 맛이었다.
    햄 스프레드를 바르고 치즈랑 토마토 얹어 먹으면 그럴싸한 샌드위치가 될 것 같았다.

    1층 자리 끝에서 기차 창문 가를 바라봤다.
    081 열차를 이르쿠츠크에서 탔을 때 비가 내리고 있었다.
    081 열차는 달리는 내내 비와 눈이 함께였다.

     


    아침을 먹으며 창밖을 보니 눈이 내리고 있었다.
    기분이 멜랑콜리 해졌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조용히 창 밖을 바라봤다.


    확실히 러시아는 광활한 만큼 문화도 다양한 것 같았다.
    창밖으로 보이는 건물 특색도 달릴 때마다 달라졌다.
    황금색 양파돔이 반짝였다.

    1층 타냐 건너편 할아버지는 어제 술에 취해서 빨리 잠드셔서 빨리 일어나시고
    나처럼 창 밖을 구경하고 계셨다.
    그리고 타냐는 굉장히 화가 나 있었다.

    나도 어제 살짝 깨서 휴대폰을 본 적이 있었는데,
    그 새벽에 계속 할아버지가 술에 취해서 소리를 내고 침대에서 떨어지고 난리를 치시는 바람에
    타냐가 제대로 자지 못했던 것이다.

    할아버지는 예의 인자한 표정 그대로였다.
    하지만 그 사실을 전해 들었더니 그 표정이 술에 취한 몽롱한 상태로 보이기 시작했다.
    타냐는 기차를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해가 갔다.

    우리가 타기 전까지 손녀랑 같이 탄 할머니와, 친구 사이인 할머니 두 분이 
    타냐와 나의 건너편이었는데,
    손녀와 같이 오신 할머니는 하루를 안 넘기셔서 별일이 없었다.

    친구 사이인 할머니 두 분은 말이 통하고 젊은 타냐에게 이것저것 부탁했다.
    나도 알아들을 정도로 말이다.
    그래서 나에게 조용히 '어제 저 할머니들이 날 얼마나 괴롭혔는지 알아?'
    '아가, 이것 좀 해줘, 아가 저것 좀 해줘! 이러면서 날 부려 먹었다고!'
    라며 괴로움을 토로했다.
    이럴 땐 말을 못 알아들어서 아무 부탁도 안 받는 내가 나은 것 같기도 했다.

    홍콩 커플은 새벽에 예카테린부르크에서 내렸던 터라
    그 전 날 키오스크에서 바이바이 인사를 했다.
    나도 점심시간이 지나면 카잔에서 내렸다.
    타냐는 모스크바까지 갔다. 
    기차가 싫은데 기차를 탈 수 없는 타냐가 슬퍼 보였다.

     


    점심을 대충 때우고 나니 차장님이 한 사람 한 사람 찾아다니며 뭔가 말하고 있었다.
    차장님은 식사 시간 후에 간식을 들고 다니며 파는 것을 보아서 그런 건 줄 알았는데 이번엔 엽서였다.
    엽서를 사면 러시아 아이들에게 돈이 기부되는 것 같았다.
    러시아 철도청 컵도 사려다 안 샀는데 엽서라도 살 것을 지금도 후회했다.

    카잔은 러시아령 타타르스탄 공화국의 수도인데, 인구가 120만 명이 넘는 대도시라고 한다.
    러시아 인구 6위의 도시로 러시아인들이 좋아하는 도시인 것 같았다.

    여행 중 만난 러시아인들에게 '난 어디 어디 어디를 갈 거야'라고 하면
    대개 '음 그렇구나, 거기에 가는 구나, 그래, 거긴 왜 가지?' 이런 심드렁한 반응이다.
    보통 '와~ 거기 진짜 좋아!' 이런 반응이 나오는 도시는 상트페테르부르크와 카잔이었다.

    내가 카잔에 가게 된 이유는 하얀 성벽에 파란색으로 빛나는 크렘린이 있기 때문이었다.
    러시아 동선을 짜면서 가고 싶은 도시가 별로 없어서 고민하다가 이 하얗고 파란 크렘린에 반해 무작정 온 것이었다.

    짐을 정리하면서 다시 마음이 부풀어 올랐다.
    아무래도 기차내 생활이란 정적이기 짝이 없어서 마음조차 잔잔한데,
    이제 곧 내린다고 하니 들뜨기 시작하는 것이다.

     


    타냐와 민스크에서 볼 수 있으면 보기로 약속을 하고 배낭을 멨다.
    카잔 기차 플랫폼엔 눈이 내리고 있었다.
    달리는 기차에서 본 눈이었다.

     


    나름 사진도 찍고 배낭에 방수커버도 씌우느라 느리게 플랫폼을 빠져나갔는데도 나가는 길엔 사람이 엄청나게 많았다.
    기차역만 봐도 대도시라는 느낌이 났다.

    버스를 탈까 전철을 탈까 전철을 타기로 했다.
    원래는 버스를 선호하는 편이지만 눈이 계속 왔다.
    전철 표시를 따라 걸었다. 전철 타는 곳까지 많이 멀지 않았다.

     


    전철표는 유인 매표소 없이 무인 키오스크만 있었는데,
    표가 편도 27루블 약 500원이라는 저렴한 금액임에도 카드로도 계산할 수 있었다.
    표는 광주, 대전에서 쓰는 토큰 형태였다.

    러시아는 중국처럼 전철을 타고 이렇게 보안 검사를 다 했다.

    카잔은 지하철을 잘못 타기 어려운데, 노선이 하나기 때문이다.
    3호선까지 늘릴 계획이라지만 아직 멀어서 하나의 선로만 달린다.


    그런데 그마저도 방향을 잘못 탈 수도 있는데,
    표지판에 영어가 없다.
    이렇게까지 깔끔한 표지판은 또 처음이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때 카잔도 들어가 있었는데 왜 이렇게도 영어가 없는 걸까?
    구글 지도로 내가 가야 할 역 이름과 열심히 짝 맞추기를 했다.

    몇 개역 안 가서 내가 내릴 역, 그 유명한 크램린이 있는 역에 도착했다. 
    첸트랄니 스타디움 역으로 한쪽엔 크램린 한쪽엔 스타디움, 한 쪽엔 콘서트홀이 있는 카잔의 중심지였다.
    어느 출구로 나갈까 고민하다 하나를 찍었는데 (러시아 지하철은 대게 출구가 번호가 아닌 러시아어로만 쓰여있다.)

     


    크렘린 제일 앞의 출구라 멋있었다. 
    날개 달린 유럽 용이 반겨주고 있었다. 

    용과 셀카를 찍고 바우마나 거리를 걸어갔다.
    숙소가 바우마나 거리 바로 옆에 위치해 있었서 구경 하 듯 걸어 갈 수 있으니 좋았다.

     

    https://timevoyage.tistory.com/120

     

    카잔 (러시아) - 알마즈 호스텔(호텔) Almaz Hostel

    https://goo.gl/maps/fLyZ94N6j6F5Ybj17 Almaz ★★★★☆ · 호텔 · Bauman St, 7/10 www.google.com 구분 : 호스텔 (호텔 겸업) 숙박 종류 : 여성 도미토리 숙박일 : 19년 3월 27일 ~28일 위치 :..

    timevoyage.tistory.com

    호텔인데 겸사 겸사 호스텔도 겸업하게 된 것 같았다.
    프론트가 꽤 번듯했다.

    하지만 영어는 전혀 못 하셨다.
    번역기와의 싸움을 시작했다.

    내가 갔던 곳 중에 거주지등록증을 제일 열심히 본 곳 이었다.
    날짜의 공백이 있었을 땐 이동편을 다 증명해야 했다.
    호스텔은 문을 연지 얼마 안 됐는지 시설이 좋았다.

    한가지 문제가 있었다.
    내가 가족한테 부탁해서 급하게 호텔로 국제우편을 보낸 물건이 있었는데,
    호텔에 수차례 우편에 대해 부탁을 했고 답변이 와서 전달이 됐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호텔측은 영어가 전혀 안 됐고 불행히 내용은 전달 되지 않았다.

    그래서 난 구경 전에 우체국 모험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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