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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를 넘어 30일 나홀로 여행기 16] : 두번째 횡단열차로!
    해외 여행/러시아&인접국가 2019. 6. 6.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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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시장 - DNA - 키로바 광장 - 구세주교회 - 앙가라 강 - 주현절 교회 - 마트 - 이르쿠츠크 기차역

    여행 열하루 째 / 19년 3월 24일

     

    중앙 시장에 내려 살짝 고민에 빠졌다.

    처음엔 개썰매로 유명한 리스트비앙카에 갈 생각이었는데,
    리스트비앙카는 편도 1시간으로 왕복 2시간이 걸렸다. 
    오후 3시가 넘어서 갈 때는 괜찮았는데 만약 올 때 버스를 제대로 못 타면 힘들 것 같았다.

    결국 리스트비앙카의 꿈은 접고 이르쿠츠크 시내 관광에 나섰다.
    등에 짐을 다 어깨에 매고 있었는데 어디다 짐을 맡기면 
    또 찾으러 오고 가는 게 귀찮을 것 같았고 기차역까지 가자니 너무 멀었다.

    그냥 홍콩 여자분의 정신을 되살려서 '내가 들고 다닐 수 있을 만큼 가져왔으니 감당하자!'라는 
    생각으로 바리바리 다 들고 매고 다녔다.

    일당 중앙시장 구경에 나섰다.
    왔다 갔다 슬쩍 보긴 했는데 안까진 들어가 보지 않았다.


    조명도 밝고 깨끗했다.
    각종 훈제 햄, 해물과 치즈, 정육 제품들을 안쪽에서 팔고
    밖에서는 채소나 과일 잡동사니를 파는 것 같았다.

    어느 나라를 가든 시장이나 마트 구경은 실패하는 법 없이 재밌었다.
    신선한 재료들을 보니 요리를 하고 싶었으나 갈 길이 바쁜 게 아쉬웠다.

     

    https://timevoyage.tistory.com/112

     

    러시아에서 전자제품 사는 곳! DNS

    시베리아 횡단 열차에서 보조베터리를 도둑 맞고 보조베터리를 사기 위해 휴대폰 매장이나 조그만한 곳을 많이 갔는데 다 엄청 비싸게 팔더라구요... 그래서 찾아보다가 러시아에서 제일 유명?한 가전제품 판매장..

    timevoyage.tistory.com

    그리고 시장을 나와 바로 앞에 있는 전자제품판매장으로 갔다.
    드디어 보조베터리를 사려고 한 것이다.
    알혼 섬에서는 고맙게도 동행 언니의 보조 베터리가 두 개라 하나를 빌려 썼다.
    갈 길이 머니 사야 했다.

     


    전자제품을 사고 화장실을 갔다.
    러시아는 거의 모든 화장실이 다 유료인데 여기도 유료였다.
    확실히 유럽은 유럽권이구나 싶었다.
    어차피 유료면 조금이라도 깔끔한 곳에 가고 싶어서 여기서 갔는데 깔끔했다.

    보조베터리까지 사고 났더니 어느새 5시가 넘었다.
    조금 이르지만, 저녁을 먹기로 했다. 
    사실 어떤 맛집을 갈까 고민했지만, 이상하게 고려 국시가 또 먹고 싶어졌다.
    결국 고려식당에 또 갔다.

     

    고려국시에 맛있다는 고사리, 당근 김치를 시켰다.
    당근 김치는 맛있었는데 고사리가 너무 짰다ㅠㅠ 식감도 맛있엇는데...
    정말 소금 그 자체로 느껴질 정도로 너무 아쉬웠다.

    이제 서서히 걷기 시작했다.
    고려식당에서 쭉 걸어서 첫날 봤던 서커스장을 거쳐 키로바 광장으로 걸어 갔다.
    아직 공원에 앉아 있을만한 날씨는 아니었지만, 연인들이나 연인들이 많았다.

     


    그대로 앙가라 강가로 걸어가니 주헌절교회와 구세주교회(스파스카야)가 보였다.
    구세주교회는 하얀 교회였는데 남아 있는 일부 프레스코 화법으로 그렸다는 벽화가 인상적이었다.
    안엔 들어가 볼 수 없었다.
    이르쿠츠크에서 제일 오래된 교회라고 한다.
    현재는 향토박물관으로 사용된다는데, 일요일이라 문을 안 연 것 같았다.
    문을 두드리자니 노숙자로 보이는 남성분이 친절하게 못 들어간다고 말씀해 주셨다.

    그대로 쭉 걸어가 육교를 건너 앙가라 강으로 갔다.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아기자기한 도시였고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디스토피아적인 공업지대였다.
    앙가라강 펜스에는 사랑의 자물쇠가 여기저기 걸려 있었다.
    역시 사람 사는 건 다 똑같았다.

     


    앙가랑을 따라 걷다가 보고야브렌스키 성당에 도착했다. 
    주현절 교회로 중요한 사건마다 예배를 드리고 성명을 발표하는 중요한 교회라고 한다.
    정문으로 올라가니 여행객들은 사양한다는 안내 문구가 붙여져 있었다.
    그래서 신을 믿지는 않지만, 기도를 드리고자 휴대폰과 사진기를 모두 가방에 넣고,
    들어가자마자 배낭을 내려놓은 다음에 기도를 드리는 다른 사람을 따라 기도를 드린 다음에 나왔다.
    108배와 비슷하게 하는 기도가 있는지, 연신 엎드렸다 잃어나며 기도를 드리는 분도 있었다.
    이런 곳을 관광객이 찰칵찰칵 사진만 찍어 간다면 나도 싫을 것 같았다.

    교회에서 나오니 8시가 다 돼 갔다.
    이제 해가 져서 어딜 가기는 힘들 것 같아서 기차 대비 장을 보러 마트로 갔다.
    Salata라는 마트 브랜드는 이르쿠츠크 전역에 있었는데 거의 24시간 운영이라 편리했다.

     


    과자 코너에 한 쪽면이 다 한국 과자 브랜드였다.
    라면 코너엔 당연히 한 라인은 다 도시락 라면, 도시락 감자 퓨레였고 여기저기서 한국 브랜드가 보였다.

    치즈와 과자, 빵을 사서 뭘 더 살까 고민하는데,
    마침 마트 한 쪽에 쉼터가 있었다.
    기차에 개인 콘세트가 있으면 좋겠지만 첫번째 기차에선 없었던 터라 혹시 몰라서 한 시간가량 앉아 충전했다.

     


    러시아 마트는 구멍가게 수준이 아니면 반찬 판매대가 있었는데, 
    반찬을 살까 굉장히 고민했다. 반찬들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다 맛있어 보였다.
    하지만 사지 않은 이유는 , 기차 안이 생각보다 굉장히 따듯한데다가 
    차갑게 음식을 보관할 곳이 없어서 상하기 딱 좋았다.

    장을 다 보니 11시가 다 돼 갔다. 
    기차역까지는 택시비로 5천 원 정도가 나와서 그냥 택시를 탈까 했는데,
    마침 이르쿠크츠에서 버스는 타본 적이 없고 버스가 끊기지 않아 버스를 기다렸다.

    그런데 버스가 그냥 갔다.
    알고 보니 누가 봐도 버스 정류장같이 생긴 곳은 버스 정류장이 아니었고(뭐였는지 모르겠다.)
    버스 정류장은 손바닥만 하게 버스 그림이 그려져 있는 길바닥이었다.
    차들이 주차되어 있어 도저히 버스 정류장인지 몰랐다가 다른 사람들이 기다리고서야 깨닫고 자리를 옮겼다.

     


    버스가 너무 안 와서 택시를 탈까 하는 순간 마침 버스가 왔다.
    나밖에 없었다. 버스비는 15루블.
    이렇게 싸도 되나 싶은 가격이다. 초등학생이 된 기분이었다.

    이번 버스가 마지막 버스였던지 아저씨는 미친 듯이 악셀을 밟아 순식간에 기차역이 보였다.
    마침 홍콩 커플에게 메시지가 와 있었다. 본인들은 도착했다며 언제 오느냐는 거였다.
    11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난 일단 기차표를 출력하기 위해 이리저리 돌아다녔는데 창구는 수도 없이 많았고
    그 모든 창구가 횡단 열차를 위한 창구가 아니었다.....
    기차역은 생각보다 더 넓어서 가도 가도 끝이 없었고 결국 난 찾지 못하고 홍콩 커플이 있는 대기실로 갔다.
    남자분은 자고 있었다. 
    홍콩 커플은 10시쯤에 기차역으로 왔다고 했다. 
    둘이 같이 먹을 음식이 나 혼자 먹을 음식보다 적었다.;;
    정말 무소유 커플이었다.

     


    난 일단 가방을 내려놓고 티켓을 출력하러 다시 떠났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는데 넓은 기차역의 제일 끝 부분이 횡단 열차를 위한 창구였다.
    (바깥에서 기차역을 바라봤을 때 왼쪽이다.)
    한참을 기다려서 직원분 앞에 섰는데 직원분은 내가 이티켓이 있기 때문에 절대 출력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부탁을 해봤으나 절대 안 된다고 해서 지치고 상처 입은 마음을 안고 다시 대합실로 돌아갔다.

    30분도 전인데 홍콩 커플들이 플랫폼으로 나간다길래 난 좀 이따가 나가겠다고 했다.
    바깥은 비가 내린다는 말이지~~
    15분 정도 있다가 갔는데 홍콩 커플이 지하도에 있었다. 
    아직 기차 도착 전이라 많은 사람이 계단에 서 있었던 것이다.

     


    사람들이 움직이길래 올라갔더니 기차는 보이지 않았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오고 있다고 기다리라고 했다.
    비가 추적추적 계속 내렸다.
    이르쿠츠크 역에서 객차를 교체하는 건지 뭔가의 작업이 있었다. 
    자정인데 일하는 분들의 열정이 느껴졌다.

    홍콩 커플과 객차 번호를 나누고 객차로 들어갔다.
    이르쿠츠크에서 타는 사람들이 많았다.
    차장님이 표를 보더니 어리둥절 몇 번 생각하더니 들여보내 줬다.
    출발하고 린넨세트를 받아 침대를 셋팅하고 세수한 다음에 바로 잠이 들었다.
    (대참사가 일어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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