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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를 넘어 30일 나홀로 여행기 5] : 루스키섬 트래킹
    해외 여행/러시아&인접국가 2019. 5. 24.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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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timevoyage.tistory.com/83

     

    북한섬(토비지나곶, 토비진곶) 가는 방법

    https://goo.gl/maps/gj94Cpib6Xttp3SJA 뱌틀린곶 ★★★★★ · 관광 명소 · Russkiy www.google.com https://goo.gl/maps/HXodJJ3m5vvsM53e8 토비진곶 ★★★★★ · 명승지 · Мыс..

    timevoyage.tistory.com

     

    루스키섬까지 우릴 태우고 간 택시기사님은 굉장히 유쾌했다.
    왜인지 엄청 들떠 있었고 
     우리에게 몇 살이냐, 너희 결혼했냐, 결혼 할거냐, 왜 안 하냐, 왜 친구냐,  난 애가 둘이다, 몇 살에 결혼했다. 
    끊임없이 말을 걸었다. 
    그래도 뭐 인상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하며 대화를 이어 나가며 어느새 아이들 사진까지 보게 됐다. 


    원래는 본토에서 루스키섬까지 연결되지 않아 배로 이동했다고 하는데
    2012 년 9 월 APEC 정상회담을 맞아 연결 되었다고 한다.
    블라디보스톡 많은 곳엔 APEC 정상회담의 흔적이 남아 있는 것 같았다.
    금각교도 같은 때에 개통 되었다.

    3.1km의 해협을 가로 지르는 다리위를 달리니 신이 나기 시작했다. 
    다리를 건너 얼마 지나지 않아 많은 차들이 유턴 하는 곳에서 유턴을 하더니 오른쪽 사잇길로 빠졌다. 
    비포장 도로라 엄청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차가 살짝 걱정 되기도 했다.
     오오 도착했나?
    싶었는데 네비를 보던 택시기사가 넓다란 공터에 차를 세웠다. 
    많은 차들이 있는 곳으로, 도착 했나 싶었지만 지도를 보니 아직 한참이었다.

     이 차로 너희들이 원하는 곳까지 가기엔 힘들 것 같은데 여기서 내려 줄래?
    라고 말 한 것 같았다. 택시 기사는 러시아 밖에 못하고 우리는 러시아어를 못하니 대충 번역기와 눈치로 알아들은 결과였다.
    근처인 것 같기도 하고 길이 너무 험해서 알겠다고 하고 값을 치뤘다.

    그래서 걷기 시작했는데....
    그것이 대참사의 시작이었다.

     

    뱌틀맂곶

     

    우리가 내린 곳은 사람들이 북한섬으로 많이 착각한다는 뱌틀린 곶의 초입이었고
    보통 투어로 북한섬을 갔을 때 차 타고 들어가는 카르핀스키만까지는 2.5km 였고
    우리가 목적지로 앱에서 선택한 위치는 거기서 또 2km를 더 가야하는 북한섬의 초입이었다.
    유쾌한 택시 기사분은 4.5km 전에 우릴 내려주고 값은 다 받아간 셈이었다ㅠㅠ
    돈은 그렇다치고 이렇게 멀다는 이야기는 해줬어야지!!!
    인생은 항상 이렇게 원하는대로만 돌아가지 않는 법이었다.

    방법이 있나? 걷기 시작했다. 
    길은 산골 그 자체였고 드문드문 험한 길을 차들이 지나가 모래 바람이 휘날렸다.

     


    해변까지는 걸어갈만 했다. 
    해변은 러시아 사람들 좋아하는 바베큐 장소인 것 같았다.
    여기저기 불을 피워 바비큐가 한창이었다.

    잠깐 포토 타임과 명상 타임을 가졌다.
    카르핀스키만에서 바다를 바라보면 그 흔한 돌섬 하나도 없이 망망대해 그 자체였다.
    그 엄청난 대자연의 바다를 보고 있노라면 우울증이 있을 땐 바다를 보지 말라던 이야기가 이해가 갔다.
    뭔지 모를 공포심과 공허함이 가슴을 파고 들었다.

     


    그리고 다시 북한섬으로 발길을 제촉했다.
    북한섬의 정식명칭은 토비진곶으로 
    한반도의 북한을 닮았다고 해서 북한섬이라 한국  사람들만 부른다.
    러시아 사람들에게 말하면 모르니 토비진곶을 기억하자!


    깎아지는 절벽길과 완만하고 다져져 있는 곳이 있는데 절벽길은 정말 너무 위험해서 
    여행 왔다가 죽고 싶은 게 아니면 안 가는게 좋을 것 같았다.
    바다라 바람도 쌩쌩 불어 아차 하면 떨어질 것 같았다.
    하지만 그래도 현지 러시아 청소년들은 신나게 그 길을 돌아 다녔다. 
    한뼘 길인데 안 무섭니ㅠㅠ?


    블라디보스톡 시내는 콘크리트의 삭만한 느낌이라면
    루스키섬은 원래 군사기지로 쓰였던 만큼 자연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서 풀과 나무과 많은 수목림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많은 현지인들이 일요일의 산책을 즐기고 있었다. 
    운이 좋으면 야생여우를 본다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야생 여우가 안 올 것 같았다ㅠㅠ


    그런 한적한 길이 요상하게 파여 있었는데
    두돈반 같은 엄청난 트럭이 북한섬 사설셔틀버스를 자청하고 있었다.
    해변에서 북한섬까지 돈을 받고 사람을 태워 날랐다.
    저런 차가 아니면 이런 길을 못 갈 것 같긴 하지만 너무 커서 좀 민폐였다.
    그래도 노약자들에겐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실제로 볼 때 마다 어린 꼬꼬마들이 해맑은 얼굴로 드라이브를 즐기고 있었다.

    한참을 걷자 어느새 북한섬이 눈 앞에 있었다.
    실망하는 사람들도 많다는데 난 너무 좋았다. 
    드넓은 바다의 한가운데 툭 튀어나온 섬은 정말 북한을 닮았다.

    그 사이엔 여러 돌과 바위가 어우러져 있었고
    언젠가 바람에 떠내려왔을 하얀 자작나무가 그 위에 운치를 더 했다.
     
    한참 사진 촬영을 하고 초콜릿으로 당도 보충하며 돌아보다 
    같은 시간대에 왔던 사람들이 모두 떠난 후에야 발길을 돌렸다.


    아침부터 계속 걷고 다녀서 다리가 아팠다.
    아까 봤던 괴물트럭에 탈까 싶었는데 트럭이 바로 전에 출발해서 금방 다시 올 것 같지 않았다.
    그리고 이건 아주 좋은 선택이었다.


    느즈막히 돌아간 터라 사람들이 많이 없었는데 
     드디어! 야생 여우를 보게 된 것이다.
    동물원이나 미디어가 아닌 실제의 야생 여우였다ㅠㅠ
    그러면 안 되지만 나도 모르게 먹을 걸 주고 싶었다.
    하지만 가지고 있는 거라곤 초콜릿 뿐이라 다행히 주지 않을 수 있었다.
    갯과인 여우가 먹으면 죽겠지?
    여우 살인범?이 되고 싶지 않았다.
    여우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 까지 쳐다보다 카르핀스키만으로 걸어갔다.

    아 진짜 다리 아프다....
    가능성은 없지만 해변에서 택시를 불러 보기로 했다.
    택시가 잡혔는데 실수로 잡았는지 수분 내에 취소 됐다.
    그래도 포기 하지 않고 또 불렀는데 또 취소 됐고
    세 네번 반복하니 정말 안 되는구나 싶어서 아까 내린 장소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올 때는 내리막이었지만 갈 때는 오르막이었다.
    게다가 어느센가 달이 떴고 해가 기울어지고 있었다.
    마음이 조급했다. 몸은 무거웠다.

     

     야, 우리 히치하이킹 해볼래?
    조심스레 친구에게 말을 걸고, 차가 올 때 마다 소심하게 팔을 흔들었다.
    하지만 진짜 차를 세우는 듯 아닌 듯 애매하게 팔만 흔드는 내 앞에 차가 설리 없었다.
     그래...그냥 걷자!
    무념무상으로 걸었다.
    다행히 완전 어두워지기 전에 아까 그 장소로 돌아왔다.


    그리고 바로 택시를 불렀다.
    다행히 이곳까진 괜찮았는지 택시가 바로 잡혔는데 10분 정도 걸려서 추운 바닷바람을 맞으며 
    흙먼지 가운데 서 있었다. 
    차가 하나 둘 떠나면서 생기는 흙먼지와 무서운 바람이 일으키는 흙먼지가 상상 이었다.


    그런 우리 옆으로 덩그라니 차 한대가 있었는데 친구가 그 차 사람들과 자꾸 눈이 마주친다고 했다.
     뭐 둘만의 시간을 가지려는데 우리가 옆에 있나보지!
    하면서 움직일 힘도 없어 그냥 가만히 있었는데, 택시가 거의 올 때 쯤 차주가 내렸다.
    뭔가 굉장히 착하게 생긴 통통한 남자였다.
    착하게 웃으며 뭐라 뭐라 말을 걸었다.
    안타깝게 우린 러시아어를 몰랐으며 그 사람은 러시아어밖에 몰랐기 때문에 대화가 이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대략
     너희 무슨 일이야? 괜찮은 거야? 태워 줄까?
    라는 내용인 것 같았고 우리고 대충
     택시 오고 있어!
    라는 뜻으로 택시 택시 거렸다. 
    그랬더니 아! 하면서 차주가 다시 차에 탔고, 곧 택시가 도착했다.

     

    우리가 택시를 타고 자리를 떠나자 그 차도 우리 뒤를 이었다.
     정말 우릴 기다려준 거였다.
    차도 다 빠져나간 휑한 공터, 게다가 인적 없는 곳에 머리 검은 동양인 두 명이 서 있으니 걱정이 됐던 거였다.
     우린 아직도 그날을 생각하면, 고맙다는 말도 못한 우리의 주변머릴 탓한다.
    워낙 지쳐 있어 경황이 없었지만 고맙다는 말은 할 걸! 
    아쉬운 기억이다.

     


    그렇게 택시를 타고 간 곳은 당연하게도 식당이었다.
    블라디보스톡에 온 이후로 제대로 먹은게 없는 기분이라 
    아주 모든 음식이든 아작을 낼 기세였다.

    블라디보스톡에 오면 누구나 먹는다는 킹크랩을 파는 집이었는데 아쉽게도 
    딱새우나 곰새우는 팔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는 이성의 끈을 놓았다.
    킹크랩에 스테이크, 샤슬릭에 칵테일까지 식탁이 모자를 양을 시켰다.
    고급스러운 펍&레스토랑이었는데 한국에 비하면 가격이 낮은 편이어서 신났다.
     

    https://timevoyage.tistory.com/82

     

    블라디보스톡 - 검은 토끼 BLACK RABBIT

    메뉴 : 주류, 해산물, 양식, 러시아 전통음식 등 가격대 : 중상 분위기 : 캐쥬얼, 음악, 술 한잔 하기 좋은 곳 조명 : 어두움 맛 : 맛있지만 짬 메뉴판 : 한국어 메뉴,영어 메뉴 있음 직원 언어 : 영어 가능 카드..

    timevoyage.tistory.com


    사실 친구와 난 블라디보스톡에서 먹방을 찍을 계획이었는데
    친구와는 2박 3일 박에 없었고 이래저래 돌아다니다 보니 제대로 식당 투어를 한적이 없어서
    결국 저녁 2차를 찍게 되었다. 

    처음 간 식당 바로 앞쪽에 굉장히 유명한 그루지아 레스토랑인
     수프라
    가 있어서 거기 가서 또 먹기로 했다.
    그런데 문을 열자 마자 느껴지는 엄청난 사람들!!
    대기 시간을 물어보니 웨이팅 1시간 이상이란다.
    일단 기다릴까 말까 하다가 웰컴?레드와인 한 잔을 주길래 홀짝 거리다
    시간이 이미 10시를 넘긴터라 조용히 잔을 돌려주고 나왔다.

     


    바로 앞이 아르바트 거리라 원래 가려고 했던 식당 중에 한 군데에 들어 갔다.
    다행히 자리는 널널했다.
    하지만 이럴 수록 못 간 식당에 들어가 보고 싶은 것이 사람 마음! 아쉬웠다ㅠㅠ
    돼지 감자 요리와 보르쉬, 독도 새우와 칵테일을 시켰다.
    배가 불러서 거의 맛만 본 수준!
    가난한 여행자의 마지막 사치 같은 느낌이었다. 
    친구와 헤어지면 난 또 걸어다니느라 이런 레스토랑엔 올 일이 없을 터였다.

    https://timevoyage.tistory.com/84

     

    블라디보스톡 - 사보이 SVOY fête

    메뉴 : 해산물, 러시아 전통 음식 가격대 : 상 분위기 : 아늑함, 캐쥬얼, 고풍스러움 조명 : 밝음 맛 : 호불호 없는 맛 메뉴판 : 영어메뉴 있음 직원언어 : 영어 가능 카드 : 결제 가능 영업시간 : 11~01시 층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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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부른 배를 잡고 집으로 가자니 엄청 큰 들개가 우리 뒤를 따라왔다.
    덩치는 컸지만 순둥순둥했고 배가 고픈 것 같았다.
    그래서 숙소 옆 쪽에 있는 가게에서 개 간식을 사려는데 먼저 다른 한국 여행객들이 강아지 간식을 사시는 거였다!
    그리고 여자 분들 두 분이서 열심히 간식을 주는데, 그 개는 한 입도 먹지 않았다.
    배가 고파서 사람들을 쫒아 다닌다 생각했는데 외로워서 쫓아 다닌 거였다.

    그 이후로도 여행객 뒤를 졸졸 쫓아 다녔고 한국인 여행객들은 하나 같이 관심을 줬다.
    타국에서 국뽕을 맞는 시간이었다.
    이 순간 만큼은 한국 사람들이 제일 동물에게 친절했다.



    씻고 침대에 몸을 뉘였다.
    아름다운 자연을 봤고,
    맛있는 음식을 먹었고
    따뜻한 마음을 봤다. 
    꽉 찬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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