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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남아배낭여행:D4] 신의 사원, 앙코르와트에서 태양을 보다
    해외 여행/아시아 2015. 12. 27.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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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의 사원, 앙코르와트에서 태양을 보다



     5월 21일 오전 


    아 춥다.

    어제 아침에 데자뷰를 느낀다.

    에어컨의 냉기가 이불속의 뼛속까지 파고들었다.

    맞춰놓은 알람 덕분에 깼지만 준비도 다 해놓았고

    30분이나 남았으니 일어나기가 싫다.

    옆 박스칸의 일본친구를 깨워야 할까 말까 고민이 된다.

    알람이 울린다. 일본친구가 일어났다. 



    둘 다 부시시한 눈을 비비며 힘겹게 몸을 세운다.

    사실 일본친구는 어제 친구와 술을 마시러 나가 자정이 넘어서 들어왔다. 

    많이 피곤할 것 같다.


    일본친구는 오늘도 2L 생수통을 구매한다.

    난 일단 식수를 물통에 담았다.


    그리고 시간에 맞춰 온 툭툭 기사를에게 인사를 건낸다.

    잉?

    오늘은 또 다른 툭툭 기사다.

    어제 툭툭 기사보다 서너살은 더 어려보이는 친구다.

    아침 침대에 이어서 또 데자뷰를 느낀다.

    친구가 바빠서 대신 나왔다고 한다.

    어느정도 예상했기 때문에 끄덕끄덕 고개를 흔들며 툭툭에 올랐다.

    어느정도 저렴하게 예약하기도 했으니 나쁠것도 없다.



    툭툭한 조용한 씨엠립의 도로를 달렸다.

    아직 해가 뜨지 않은 도로를 얼마쯤 달리자 멀리 불빛이 보인다.

    다왔나? 

    싶었더니 입장권을 사는 곳이다.

    미리 알고 있던 사실이지만 주위로 아무것도 없고

    입장권을 사는 곳이 덩그러니 있어서 놀랐다.


    가방에서 준비한 20$를 손에 들고 티켓 부스에서 one day!를 외치며 돈을 내민다.

    피곤해 보이는 직원은 옆의 웹캠을 가르키며 바닥도 한번 가르킨다.

    이것도 알고 있던 거라 당황하지 않고 웹캠을 향해 씨익 웃어본다.

    티켓을 바로 준다.

    헉...웬 호빵사진이 티켓이 있다.

    피곤하긴 한것 같다.


    다시 툭툭에 오르고 슬며시 여명이 보이는 길을 다시 달린다.

    이제 길에 꽤나 택시나 툭툭이 보인다.

    아직 더워지기 전이라 꽤나 마음이 든다.


    생각보다 많이 달려 툭툭은 멈췄다.

    툭툭 기사는 앙코르와트를 보고 바로 앞 주차장에서 보자고 한다.

    알겠다며 끄덕끄덕

    항상 시간은 정하지 않는다.

    자유여행의 좋은 점이다.



    다리위에 올라 멀리 앙코르와트의 실루엣을 바라봤다.

    두근두근 이곳이 그곳인가!

    어렷을 때 부터 막연하게 신비한 기억으로 자리잡은 곳을 눈 앞에 두니 심장이 두근거린다.

    하지만 그런 마음을 느낄 수 없이 바쁘게 발걸음을 옮긴다.

    일출 사진을 찍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왕 온 거 좋은 자리에서 보고 싶다는 욕심이 샘솟는다.

    무언가에 집착하지 않는다는 건 쉬운것이 아닌가 보다.;




    자기 전에 어디에서 일출 사진을 찍을까 검색해 보았다.

    하지만 굳이 외우진 않았다. 분명히 근처만 가도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역시 그랬다.

    왼쪽 연못 앞에 이미 사람들이 바글바글 모여있다.

    일본친구와 눈빛을 주고 받고 일단 자리를 잡기로 한다.

    아마 우기 때는 물이 가득찰 곳까지 사람들이 내려와 있다.


    다행히 이런 때 쓰려고 가져온 돗자리가 있어

    질퍽질퍽해 사람들이 없는 앞자리에 자리를 잡고 일본친구를 불렀다.

    전날 내린 비로 다들 서 있는데 둘만 앉아 있으려니 좀 쑥쓰러운 기분이 든다.

    하지만 내가 앉아 있어야 뒷사람도 좋을것 같으니 조용히 카메라를 들었다.


    7대 불가사의, 신화, 신전, 사원, 일출, 태양

    온갖 신비스러움으로 가득찬 단어들이 떠오를 곳에서

    조용히 떠오를 태양을 기다리자니 심장이 간지럽다.

    기분 좋은 느낌이다.



    살짝 살짝 비가 내렸다.

    많은 사람들이 모였지만 분위기는 차분하다.

    모두 가슴 속 염원을 일출에 담고 있을까?




    해가 떠올랐다.

    눈이 부신다.

    마음속은 조용하게 가족의 안녕과 나의 앞날을 빌고

    손가락은 바쁘게 셔터를 누른다.

    비구름이 조금 몰려있어 완벽한 일출은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완벽한 태양의 모습이 중요한 건 아니라 아쉬움은 없었다.




    언제 태양이 뜨나 싶었는데 순식간에 태양이 뜨고

    아까는 바쁘게 오느라 보지 못한 지나온길을 살펴본다.

    도서관으로 추정되고 있는 건물에서도 일출을 보았나보다.




    구체적인 자료는 하나도 남지 않았다는 앙코르 와트

    북적대는 관광지이지만 그 신비스러움은 숨길 수 없다.




    회랑으로 들어가는 곳이 여러곳이다.

    앙코르와트는 메루산을 상징하는 중안신전을 3개의 회랑의 겹겹이 싸고 있는데

    제일 바깝쪽 회랑을 3회랑으로 보는 사람도 있고 1회랑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내가 참고한 서적은 중안신전을 중심으로

    바깝쪽 회랑은 3회랑이라고 설명한다.




    앙코르 와트 설명 보러가기





    들어가자마자 첫번째 이야기인 쿠루평원의 전투 부조가 눈에 띈다.

    앙코르 와트의 가장 큰 재미요소는 이 부조들이라고 생각한다.

    한 순간의 끊김도 없이 사방과 모서리를 부조들이 가득 메우고 있는데

    아는만큼 보이는 신화와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회랑쪽에서 출인문 쪽을 바라봤다.

    다른 유적지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새로운 기분이 든다.




    앙코르 와트의 모든 것엔 의미가 있다.

    이런 중간 중간 모서리에도 새겨진 부조도 허투로 볼 수 없는 이유이다.

    천상의 무희, 압사라의 부조가 아름답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부조이다.

    '천구과 지옥'이라는 주제인데,

    동서양의 미술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니만큼

    앙코르와트에서 만날 수 있다.

    앙코르와트는 힌두신화의 정수이니만큼 서양에선 흔히 볼 수 있는 재판장의 모습이 있다.

    천국과 지옥, 그리고 야마신의 재판장이 존재하는 것이다.





    사실 앙코르와트가 모든 상태가 좋은 것이 아니다.

    내가 방문했을 때도 여러곳을 복원 중에 있었다.

    오랜 세월 방치되었던 만큼 이렇게 심각하게 균열이 가 있는 회랑도 존재한다.

    이렇게 균열이 생긴 회랑의 끝에 있자니 신비한 도시의 마지막 생존자가 된 느낌이다.




    아침 이른 오전이라는 것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무덥다.

    회랑만 구경하니 그늘 밑으로 시원 할 것 같지만 숨이 막힐 정도다.

    중간 중간 출입문에서 한 숨 돌리며 전경을 담아본다.




    생각지도 않은 손님도 있다.

    원숭이 두마리가 무슨 바쁜일이 있는지 쌩하니 앙코르와트를 지나쳐 간다.




    이렇게 형태를 알아보기 힘든 부조면이 있어 슬프다.

    체력적으로 힘들긴 하지만 1200미터의 면적을 가지고 있다는 

    앙코르와트의 부조들은 모두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회랑들을 구경하다보면 자연스레 중앙으로 나아가게 된다.

    가다 보면 자연스레 메루산을 상징하는 중앙신전에 가게되고 

    또 홀린 듯이 줄을 서게 되는 것이다.


    신비로운 곳의 신비로운 곳! 중앙신전을 관람하기 위한 줄이라 다들 기대에 차 보인다.

    한 번에 입장하는 관람객의 숫자를 엄중하게 관리하지만

    적지 않은 수이기 때문에 입장은 빠른편이다.


    마추픽추의 계단 경사가 그렇듯 이곳도 엄청난 계단의 경사를 자랑한다.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올라서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난간을 꼭 붙잡고 앞만을 향해 전진하게 되어있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인데 왜 잊혀졌을까?하는 물음은

    중앙신전에 올라가니 알 수 있을 것도 같았다.

    정말 주위엔 빼곡하게 나무만 가득하다.


    잠시 숨을 고르며 바깥 풍경을 보고 있자니 

    그 때의 풍경과 지금의 풍경이 같을까 궁금해진다.


    중앙 신전에선 올라가는 것보다 내려 가는 것이 더 무섭다.

    긴장하면서 내려가는 것이 좋다!




    내려 오니 공연하시는 것같은 분들이 한창 분장중이다.

    앙코르와트 유적군의 놀라운 점은

    정말 누구든지 유적에 털썩털썩 주저앉고 벤치를 쓸 수 있다는 점이다.


    무슨 공연을 할지 궁금하지만 금방 시작할 것 같지 않아 일단 

    툭툭 기사를 만러 약속 장소로 돌아갔다.


    아직 정오도 넘지 않았거만

    여러가지 힌두 수학적 의미가 있다는 다리의 신비스러움을 온전히 느끼기엔

    캄보디아의 엄청난 뜨거움이 가만두지 않는다.



    바삐 툭툭기사를 찾아보지만 

    새벽에 얼핏 본 툭툭기사의 얼굴, 나도 일본친구도 제대로 기억나지 않는다.

    그늘에 툭툭을 세워 놓고 쉬고 있는 툭툭기사들에게 다가가

    이름을 외치며 불러보지만 보이지 않는다.


    몇 분 찾다 일단 밥을 먹기로 한다.

    사실 새벽부터 일출을 보고 핥듯이 앙코르와트 회랑을 구경하는 건 쉬운일이 아니었다.

    얼른 앉아 쉬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다.


    툭툭 기사를 만나야 하니 멀리 갈 순 없고 주차장 옆 자리 한 

    식당가로 가 첫번째로 보이는 집에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볶은 국수를 주문해 시킨 메뉴,

    캄보디아 노점에서 흔하게 보는 그 음식인 것 같았다.

    시판 라면을 채소와 함께 볶은 것이다.

    사진은 맛있게 보이지만 그냥 인스턴트라면 맛이다.


    어디든 관광지는 비싼 법, 앙코르와트 앞 자릿세덕인지

    노점에선 1$ 하는 메뉴가 여기선 4$다.

    길가에 천막을 치고 있는 식당이라 그늘이라도 덥다.

    음료수만 두개를 시켜 꿀꺽꿀꺽 들이키자 좀 살 것 같았다.


    밥을 먹으며 툭툭 기사를 어떻게 찾아야 하나 

    못 찾으면 일단 숙소로 돌아갈까 관광을 계속 할까 상의 한다.

    다행히 툭툭기사는 바로 찾을 수 있었다.


    타는 듯한 더위지만 더 더워지는 것이 자명하니 

    3시 전에 관광을 끝낼 수 있도록 바로 움직이기로 했다.

    관광 순서는 온전히 툭툭기사에게 맡겼다.

    툭툭이 나무가 우거진 도로를 달리자 살 것 같은 바람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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