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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남아배낭여행:D3] 밀림 속 찬란한 폐허, 벵멜리아에 가다
    해외 여행/아시아 2015. 12. 17. 16:50

    밀림 속 찬란한 폐허, 벵멜리아에 가다





    2015년 5월 20일 오전


    몸이 으슬으슬 했다.

    이런 더운 나라에서 으슬 으슬이라니?

    묵고 있는 방이 그리 크지 않아서인지 에어컨 바람에 방이 냉장고였다.

    감기 걸리기 일보 직전의 기분에 황급히 온도를 올렸다.


    방을 보니 내 바로 옆자리에 여자 한 명만 있었다.

    어제 자기 전에 얼핏 본 흑인 언니는 벌써 관광에 나선 것 같았다.


    오늘은 앙코르 와트를 가기로 툭툭 기사와 예약을 잡아 놓은 참이었다.

    그래서 마음이 조금 급했다.

    어제는 워낙 이동에 이동을 거듭 하고 잠도 제대로 못 자서 경황이 없었지만

    사실 단체 관광도 아니고 씨엠립 관광을 단독으로 다닌다는 건 돈을 무시할 수 없었다.

    일 이주 여행도 아니었고 한 달 여행, 게다가 회사를 그만두고 온 참이니

    최대한 아낄 수 있다면 아끼는 것이 좋았다.


    그러기 위해선 일행을 구해야 했다.

    툭툭 특성상 웬만하면 성인 2명이 적당하다.

    성인 4명이 탈 수도 있지만 이경우에 반대로 앉는 사람들이 상당히 불편한데다가

    절대 멀리 갈 수가 없다.


    그래서 마음 맞아 보이는 한 명을 구해 같이 다니기로 내심 생각하고 있었던 차다.

    당연이 그 마음맞는 사람은 게스트하우스에서 찾을 예정이었건만 

    이 정도로 사람이 없을 줄은 예상을 미처 못한 것이다.

    조용한 건 좋았지만!


    툭툭 기사가 오기로 한 시간은 다가오고 있었다.

    씻고 자리에 누워 쉬고 있는 여자분에게 인사를 건냈다.

    나이가 비슷해 보이는 일본인친구였다.

    슬쩍 오늘 일정이 어떻게 되느냐고 물어봤다.

    벵멜리아에 간다고 한다. 

    언뜻 들은 기억은 나지만 앙코르 와트를 제외하고는 

    와서 정할 생각이었기에 잘 모르겠다.


    똑똑 소리와 함께 숙소 매니저가 툭툭 기사가 왔다고 전해준다.

    급히 나가보니 어제와 다른 기사다.

    자신의 친구가 바쁘니 소개 받고 대신 왔단다.


    급한 마음에 혹시 뱅멜리아에 가는 것으로 변경할 수 있냐고 물어봤다.

    약간 난색을 표한다.

    숙소 매니저가 말해주길 그곳은 상당히 멀어서 툭툭 기사들은 선호하지 않는 곳이라 한다.

    툭툭 기사는 갈 수 있지만 어제 내가 친구와 약속 금액으론 갈 수 없다고 한다.

    (참고로 말하시만 벵밀리아 툭툭 이용은 절대 비추천이다. 관광 프로그램을 이용하시길)


    숙소 바우처에 나와 있는 툭툭 가격은 35$~40$여서 30$에 흥정을 하고 

    방으로 들어 갔다.

    일본인 친구에게 한 번 말해서 간다고 하면 뱅멜리아로 가고 

    안 간다고 한다면 그냥 앙코르 와트에 가기로 마음 먹었다.


    일본인 친구는 알고보니 친구에게 추천을 받아서 가기로 했는데

    그곳이 어디쯤에 있는지 모르는 상태였다.

    혹시 굉장히 먼 것은 알고 있냐고 물어보니 몰랐다.

    그래서 사저을 설명하며 혹시 같이 갈 생각은 없냐 물어봤더니 콜을 한다.


    벵밀리아 정보 보러가기


    오케이! 급히 툭툭 기사에게 가서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전하고

    일본인 친구가 준비를 다 하길 기다렸다.

    물통에 물을 채우고 일본인 친구는 2L짜리 생수를 하나 샀다.

    내심 무거워서 어떻게 들고 다니지 싶었다.

    이것이 큰 착각이라는 걸 깨닫는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인상 좋은 툭툭 기사는 그곳까지 가는데 많이 흔드릴 거라 말했다.

    툭툭 기사들과는 거의 반나절을 같이 있다보니 통성명을 하는데

    이름을 다 잊어버렸다ㅠㅠ 적어라도 둘 걸 하는 마음이다.




    몇 십분 달리자 아스팔트 길이 아예 없어지고 흙길만 보였다.

    끝 없이 펼쳐진 흙길과 푸르름이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비록 툭툭을 타고 달려도 시원한 기분이 안 들 정도로 덥긴 했지만

    느긋하게 풍경을 구경하다 보면 괜찮았다.




    그런데 제일 큰 괴로움은 먼지였다.

    포장이 안 되어있다보니 반대 쪽에서 트럭이라도 한 대 지나가면 

    1분동안은 흙먼지 폭풍이 일어나 눈 코입을 막길 급급했다.

    그래도 초반엔 그것도 재밌었다.


    깜퐁 클레앙 만큼 멀기 때문에 툭툭은 한참을 달렸다.

    자동차로는 1시간 정도 걸리는 길이고 툭툭으로는 2시간이 조금 더 걸린다.

    엉덩이가 남아나지 않는 것이다.



    상당히 먼 길이기 때문에 중간 중간 학교도 있었다.

    하교 시간인지 교복을 입은 아이들이 길에 한가득이다.

    아이들은 가끔 아는체 밝게 인사를 하기도 하고 슬쩍 자기네들끼리 속닥거리기도 했다.

    어디서나 아이들은 귀엽다.



    와 더 이상은 못 앉아 있겠다!

    싶을 무렾 오토바이가 섰다.

    툭툭 기사는 먼저 표를 사야한다며 돈을 받아 대신 사줬다.

    그리고 다시 오토바이를 달린다. 

    엄청 들어가야하나 싶어 긴장했는데 다행이 바로 앞이다.

    표를 산 것이 무색하도록 아무도 표 검사를 안 한다.



    캄보디아의 상징같은 나가상이 먼저 반긴다.

    나가상은 유적지에 없으면 섭섭할 정도로 많다.

    나가상은 머리7달리 뱀의 형상으로 물의신을 의미한다고 한다.



    조금 걸어가니 뭔가 폐허가 보인다.

    벵멜리아 하면 '폐허'가 연결 될 정도니 예상은 했지만

    멀리서 보이는 모습이 정말 '무너졌다'라는 말이 떠올라 당황했다.



    무너져서 너무 안타까울 정도로 신비한 모습을 한 곳이다.

    이 곳이 미야자키 하야오 감동의 '천공의 성 라퓨타'의 모티브가 된 곳이라고 한다.

    영감이 안 떠올래야 안 떠오를 수 없는 곳이다.


    대충 초입으로 생각되는 곳으로 가니 뭔가 유니폼을 입은 아저씨가 다가와

    일본인 친구의 생수통을 들어주며 길을 안내한다.

    티켓값인가 싶지만 팁을 위해 깜짝 가이드를 해주는 사람이란 걸 눈치 챌 수 있다.


    12세기엔 캄보디아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 곳도 앙코르와트가 세워졌던 시기와 거의 같은 시기에 세워진 곳이라고 하는데

    인위적인 훼손만 아니었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관광객이 찾지 않앗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깜짝 가이드 아저씨는 영어가 능숙하진 않으신지 설명은 안 해주지만

    사진 찍는 포인트를 알려주고 손을 잡아준다.



    이 곳은 힌두교의 비슈느의 사원일 것이라고 생각되어지는 곳이다.

    그래서 그런지 조각을 자세히 보면 팔이 4개다.



    원숭이 부조도 굉장히 눈에 띈다.

    거의 모든 장식에 원숭이가 장식 되어 있다. 

    꽤 많이 훼손 되어있음에도 조각의 섬세함을 느낄 수 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인도의 신인 하누만인가 싶다.

    개인 관광은 여유롭고 저렴해서 좋지만 설명을 들을 수 없다는 건 조금 슬픈 일이다.



    안 쪽으로 들어가면 이렇게 넓게 펼쳐진 중간 구역이 보인다.

    나무 그늘 밑으로 푸르게 낀 이끼와 벽을 감싸는 넝쿨이 신비로움을 연출한다.


    얼핏 시원해보이겠지만 

    굉장히 습하고 덥다. 

    그 바람에 그냥 더운 것보다 땀이 더 많이 나니 물은 필수다.

    500ml가 넘는 물을 떠왔는데 순식간에 다 마셔 버렸다.


    중간 중간 쉬어가며 수분 공급과 사진 촬영을 하고 있는데

    뒷쪽에서 관광책자를 보며 뭐라 말하고 있는 중국 학생들? 무리로 

    아저씨가 다가가며 본인이라며 어필한다.

    알고보니 아저씨는 벵밀리아 책자에도 실리는 유명한?분이었던 것이다.



    타국의 관광객이지만 굉장히 슬프다.

    앙코르와트 쪽은 워낙 유명한 관광지라 개보수가 이루어지는 모습이지만

    이 곳은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지다보니 관리 감독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다.

    모든 곳을 만지고 올라타고 해도 상관이 없다.

    이대로 방치해두다간 복원이 아예 불가능한 시점에 다다를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관광을 마치며 일본인 친구와 우린 행운일 수도 있다는 말을 했다.

    지금은 이렇게 만져도 보고 가까이 볼 수 있지만 

    혹 나중이 되면 철저히 관리 되어 가까이 볼 수 없을 날이 올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렇게 되기만을 꼭 바랄뿐이다.



    한 바퀴 돌자 아저씨는 팁을 요구한다.

    평소에 이런 건 절대 안하는 사람인데

    나 같은 관광객이라면 꽤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팁으로 2달러를 주었지만 만족해하며 인사하고 떠나셨다.

    2리터 생수병을 맡겼던 일본인 친구는 상당히 미안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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