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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를 넘어 30일 나홀로 여행기 20] : 카잔 크레믈린의 야경
    해외 여행/러시아&인접국가 2019. 6. 15.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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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소 -> 카잔 우체국 -> 술탄오브스카야 모스크 (겉만 구경) -> 이름 모를 성당 -> 타타르스탄 국립 아카데미 극장 -> 바우나마 거리 -> 종탑 주헌절 교회 -> 카잔 크렘린 ->숙소

    여행 열닷새 째 / 19년 3월 28일

    숙소에서 나왔다.
    바우나마 거리 전체는 루미나리에로 장식했는지 밤이면 매우 아름다울 것 같았다.
    날도 흐리고 평일에 오후 5시라는 시간이었지만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많았다.
    확실히 관광지라는 느낌이었다.

    일단 내 우편물이 있는 우체국을 알아내야 했는데,
    EMS 배송 추적으로 우체국의 우편번호를 찾아냈다.
    그리고 열심히 검색을 해보니 카잔 기차역 바로 옆에 있는 우체국인 걸 알게 되었다.

    카잔에 온 김에 기차역은 한번 구경하고 싶었는데 잘 됐다 생각하며 우체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우체국 영업시간이 우리나라와 같은 6시까지여서 열심히 걸어갔다.


    날은 비록 흐리지만 바람이 불지도 않고 영하는 가까스로 벗어난 온도여서 그런지
    옆으로 보이는 볼가 강가가 아직 얼어 있었다.
    끝에 있는 돔이 눈에 띄어서 사진을 찍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서커스 건물이었다.
    러시아는 대도시 어딜 가든 중심지에 서커스 공연장이 위치하는 것 같았다.


    다행히 EMS 창구가 따로 있어서 인사말만 건네고 EMS 번호를 보여줬더니 
    서류 한 장을 주고 직원분은 내 우편물을 찾으러 갔다. (찍어 놓을 것을...)
    서류는 당연하게도 러시아어였고 난 한 마디도 적을 수가 없었다.
    직원분이 돌아왔을 때 어색하게 웃으며 쏘리~라고 했는데 괜찮다며 
    칸칸이 짧은 영어로 설명해 주셨다.

    러시아 공무원들 엄청나게 불친절하다는 글을 자주 봤는데 우체국 직원분은 공무원이 아니셨던지
    카잔이라서 그런 것인지 착한 분이라서인지 굉장히 친절하셨다.

     


    이렇게 무사히 우편물을 받고 아주 가뿐한 마음이 되어 걸음을 옮겼다.
    사실 꼭 받지 않아도 됐다지만 한국에서 돈 들여 보내 준 것을 버리게 된다면 얼마나 가슴 아프겠는가?
    뿌듯한 시간이었다. 


    옆이 바로 기차역이라 안까지 걸어가진 않았지만 옆 쪽으로 걸어가서 기차 외관이라도 실컷 구경했다.


    안 그래도 흐린 날씨가 날이 저무면서 길거리의 조명들이 켜지고 있었다.
    카잔 중심지를 한 바퀴 돌기로 했는데, 이렇게 한가해 보이지만 근처가 다 쇼핑몰이었다.
    그 앞을 달리는 차들이 다 진흙투성이라 인상적이었다.
    나에게도 튈까 봐 최대한 안쪽으로 걸어갔다.

    카잔은 115개의 민족이 모여 사는 곳으로 러시아인과 타타르인의 비율이 48.6%와 47.6%로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타타르인들은 이슬람교를 믿는데, 그래서인지 시내에는 성당과 모스크가 모두 있는 아주 독특한 도시였다.
    오후 6시가 넘자 모스크에선 기도 방송이 흘러나왔다.

     


    카잔의 중심지라 도시 그 자체였는데 그 건물 사이사이로 흐르는 이슬람 기도 소리가 참 색다르게 다가왔다.
    비에 젖은 도시가 꽤 낭만적이었는데, 트램 선로가 아니었으면 우리나라라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 

     


    러시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됐다는 카잔 대학교를 지나 
    어두워진 도시를 걷자니 오른쪽으로 루미나리에가 반짝였다.
    굉장히 넓은 도로를 힘겹게 건너 꽤 날카로워진 바람을 등지고 사진을 찍었다.
    웬 눈밭이지? 했는데 호수였다. 
    루미나리에 끝엔 타타르스탄 국립 아카데미 극장이 있었는데, 공연이 있는 날인지 조명이 화려하게 반짝였다.

     


    사실 카잔에서 공연 하나 보고 싶었지만, 시간도 맞지 않았고 
    발레 같은 무언극이 아니라면 이해를 못 할 것 같아서 결국 보지 못했다.
    화려한 공연장을 앞두자니 그래도 이왕 온 거 한 편 볼 걸 그랬나 하는 아쉬움이 생겼다.

     


    사진을 찍고 있는데 여고생으로 보이는 두 명이 열심히 셀카를 찍고 있었다.
    갑자기 생긴 오지랖에 '찍어 줄까?' 했는데 서로 대화가 전혀 안 됐고,
    어쩌다 내 휴대폰으로 찍어주게 돼서 사진을 왓츠앱으로 보내주기로 했는데
    계정을 찾지 못해서 결국 사진을 찍고 도망?간 이상한 외국인이 되어버렸다. ㅠㅠ
    사진을 보내주고 싶었는데 계정이 뜨지 않은 걸 어떡하나ㅠㅠ

    시간이 7시가 다 돼가 저녁을 먹기로 했는데 어디서 먹을지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카잔까지 왔으니 특이한 걸 먹고 싶었는데 분위기 잡으면서 혼자 먹고 싶진 않았다.

     

    https://timevoyage.tistory.com/121

     

    카잔 - 탓막 TATMAK (접어먹는 피자)

    https://goo.gl/maps/rFrFcaSqDH8gdkULA Татмак ★★★★☆ · 피자 전문점 · Ulitsa Universitetskaya, 2/53 www.google.com 메뉴 : 접어먹는 피자와 퓨전?중국 요리 가격대 : 50루블 내외 분..

    timevoyage.tistory.com

    그래서 접어먹는 피자로 유명한 저렴한 피자집에서 간단하게 끼니를 때우기로 했는데
    막상 가보니 의자도 없고 영어메뉴도 없어서 살짝 당황했다가
    이것도 경험이다 싶어 빵빵하게 배를 채우고 다시 걸었다.

    걷다보니 사람이 너무나도 많은 도떼기시장 같은 곳이 보였다.
    바우나마 거리와 페테르부르스카야 거리가 만나는 곳이었는데,
    퇴근하는 사람들도 트램, 버스, 택시, 승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루는데다가 지하철역까지 붙어 있어 
    거침없는 클락션으로 머리가 아픈 곳이었다.

     


    페테르부르스카야 걸리 쪽으로는 호텔이나 레스토랑 같은 것이 많이 보였고
    바우나마 거리 쪽으로 가야 관광포인트와 길 끝의 크렘린이 나와 바우나마 거리로 쭉 걸어 갔다.

     


    바우나마 거리 초입에서 제일 눈에 띄는 건 종탑 주헌절 교회인데 종탑의 높이가 70m에 달한다.
    7시가 넘어서 종탑을 오를 수 있을까 싶었는데 종탑으로 가는 계단에 쇠창살로 잠겨 있었다.
    그래서 못 보나 싶어 등을 돌리려니 러시아 가족들이 닫힌 것을 보고 올라가는 게 아닌가?
    닫힌 쇠창살 앞쪽에 나무문이 있었는데 가족이 거길 두드리니 교회 관계자로 보이는 분이 나왔다.
    그래서 나도 거기에 살짝 껴 돈을 내고 종탑을 올랐다.

     

    가격은 100루블로 비싼 편은 아니었다.
    딱 유럽식 종탑이라 계단이 낮고 좁고 어두웠다.

     


    운동 부족인 난 한 7층 높이 정도를 넘기자 힘들어서 숨을 고르며 올라갔는데
    꼬맹이들은 파닥파닥 뛰어서 잘도 올라갔다.
    성인의 의지로 안 힘든척 열심히 올라 갔다.

     


    종탑에 올라가면 360도 야경을 볼 수 있는데,
    안타깝게도 빛이 아름답게 보이는 화려한 구간은 한정되어 있어 생각보다 감동은 덜 했다.
    하지만 조그맣게 보이는 카잔 크레믈린은 역시 감동이었다.

    파닥파닥 뛰어다니던 꼬맹이와 아버지랑 인사를 나누고 서로 사진을 찍어줬다.
    아이들이 굉장히 말을 걸고 싶어했는데 서로 말이 안 통하니 각자 하고 싶은 말만 하다 바이바이를 했다.

    내려 가려는 찰나에 내 레고 손은 휴대폰을 떨궜고,
    마침 짐볼에 끼우느라 케이스를 뺀 상태라 내 휴대폰 뒷면은 바바삭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슬픔을 참고 바우나마 거리를 구경했다.
    타냐가 '지금 학생들 방학?기간이라 여행 많이 다닐 때야'라고 했는데 정말 길거리에 같이 관광하는 학생들이 굉장히 많이 보였다.
    길거리는 굉장히 안전해 보였다.
    워낙 관광지라 조명이 밝았고 문을 닫은 가게가 없었다.

     


    역시 메인 거리라 그런지 이것저것 설치해 놓은 조형물도 많았다.

     

    러시아로 오니 샤오미 단독매장이 많았는데 삼성과 샤오미가 나란히 있어서 한 번 찍어봤다.
    러시아에서는 샤오미가 정말 대세인 듯, 웬만한 번화가엔 샤오미 매장이 꼭 있었다.
    삼성은 없어도 말이다.

    바우나마 거리엔 꽤 괜찮은 카페도 여럿이어서 커피를 한잔할까 하다가
    8시를 넘긴 시간이라 더 늦으면 크레믈린 구경에도 차질이 올까 봐 그냥 열심히 걸었다.

     


    크레믈린 앞으로 가자니 아까 낮에 본 콘서트장에 조명이 번쩍였다.
    평일이지만 여기저기 공연이 많은 것 같았다.

     


    하얀 성벽으로 보이는 하얗고 푸른 모스크가 정말 숨 막히게 아름다웠다.
    동화 속 한 장면 같았다.
    보이는 것은 딱 공주님 왕자님인데 종교시설이라는 것이 아이러니했다.

     


    낮에는 모스크 안에도 입장할 수 있는 모양인데 늦은 시간이라 겉에서 보는 모습으로 만족해야 했다.
    눈으로도 새기고 사진으로 찍고, 최대한 담아갈 수 있을 만큼 담았다.

     


    그리고 느긋하게 크레믈린을 걸었다.
    크렘린 나이트 투어도 있는 만큼 사람이 많아 안전했다.
    크렘린 안에는 대통령이 실제 거주하는 카잔공화국 대통령궁도 있다.

     


    전체적으로 기독교와 이슬람의 영향을 같이 받은 곳이라 건축물들이 모두 특색있었다.
    그러니 유네스코에도 오른 것 아니겠는가?

     


    건축물의 역사나 이야기를 알면 더 재밌겠지만 아쉽게도 정보가 없어서 겉보기로 끝이었다. 
    러시아 사람들이 걷는 방향대로 쫓아 걷다가 크렘린 반대쪽 입구로 나왔다.

    하얀 성벽을 보면서 다시 숙소로 돌아갔다.
    오늘도 괜찮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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